“일상을 편하고 맛있게”라는 슬로건 아래 간편식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아가고 있는 윙잇에서 평가/보상 및 HRM을 담당하고 있는 손혁진입니다. 저는 HR을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 HR 담당자이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게 된 초짜 사회인이기도 한데요. 내부 구성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사부터 퇴사까지” 한 명의 인재가 우리 조직에서 겪게 되는 Life-cycle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아요.하지만 구성원의 만족과 회사의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창 HR 실무를 배워가고 있던 지난 3월, 저는 운명처럼 HR 아티클 스터디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참석하게 된 그리팅 밋업에서 1기 스터디원 분들의 발표를 보게 되었는데요. HR 담당자들끼리 실무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행사가 끝나자마자 신청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HR 아티클 스터디의 일원이 되었고, OJT가 진행되는 날 떨리는 마음으로 스터디원들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다른 회사의 HR 선배님들을 처음 만난다는 생각에… 엄청 긴장하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저희가 스터디를 시작할 때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확실한 주제가 정해져 있는 다른 스터디와는 달리, HR의 광범위한 영역을 모두 다루는 스터디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을 했고요. 아티클은 혼자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것인데 어떤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초반부에 “우리 스터디의 방향성”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고,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매주 특정한 주제의 아티클을 읽고 그 주제에 대해 평소 실무자로서 품고 있던 고민을 나눠보자, 그리고 그 고민을 함께 해결해보자”
그래서 저희는 매주 다른 주제를 가지고 실무자로서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 중에서 제가 소개해드리려고 하는 주제는 “온보딩 프로세스”입니다. 신규 입사자에 대한 온보딩은 모든 HR 담당자들에게 까다로운 과제와도 같은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촘촘하게 프로세스를 구성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말 신기하게도 저희 스터디원 분들은 모두 온보딩에 직접 관여하고 있거나, 최소 관여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각자가 품고 있는 온보딩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가장 이상적인 우리만의 온보딩 프로세스”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먼저 “온보딩의 진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제일 먼저 “신규 입사자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가장 기본적인 정의가 언급되었고요. 그 다음으로는 “대상자가 자신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까지의 Lead time을 줄이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직에서 대상자에게 기대하고 있는 점을 지속적으로 인지시키는 과정”이라는 새로운 정의도 도출되었습니다. 보통 조직에서 채용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포지션에 대한 채용이 결정된 것은 그만큼 기대하는 Role이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 기대감을 대상자에게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하지만 모호하지도 않게” 전달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논의를 통해 저희가 생각해낸 온보딩의 진짜 목적은 “우리 조직에 최적화된 일잘러 만들기”였습니다. 단순히 “입사를 환영하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식의 온보딩은 대상자에게 어떠한 동기부여도 줄 수 없을 뿐더러 서로의 에너지만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상자가 우리 조직이라는 Boundary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빠르게 해내고, 동료들과도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온보딩 프로세스를 저희가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 온보딩의 시작 시점
온보딩의 시작 시점은 입사 당일이 아닌 입사가 확정된 직후로 정했습니다. 일종의 Pre-boarding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입사 예정자의 이탈을 방지하고, 우리 조직과의 Fit을 미리 맞춰가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시점을 앞으로 당겼습니다. 우선 자기소개 양식을 사전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현업 구성원들에게 미리 전달하는 과정을 만들어 보았는데요. 입사자에 대한 숙지가 조금이라도 되어 있을 때 협업의 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현업 리더와의 사전 커피챗도 준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실무 차원에서 품고 있는 여러가지 고민을 대상자에게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이 조직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 인지했을 때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제대로 준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상자가 입사를 하지 않고 이탈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서 어느 정도의 수위 조절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2. 입사 당일
입사 당일은 HR의 역할이 특히 주목 받는 하루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첫 인상의 중요성”은 비단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서만 강조되는게 아닐 것입니다. “우리 조직에 대해 긍정적인 첫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HR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Mission이라고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HR이 적어도 입사 당일에는 입사자와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합니다. 회사 내부의 모든 프로세스(지출 결의 등)에 대해 세심하게 안내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입사자가 수행할 수 있는 가벼운 Mission(툴 세팅 등)을 주는 것도 고민해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기존 재직자와 메이트 프로그램을 매칭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데요. 메이트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언급된 내용들은 1) 비슷한 연차로 매칭할 것 2) 매칭으로만 끝내지 말고 물리적인 시간과 비용을 확보해줄 것 3) 자사 프로덕트를 동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것 등이 있었습니다.
3. 입사 후
입사 후 일정 시점이 지나면 HR 차원에서 대상자와 1on1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 시점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저희는 입사 2주와 4주에 총 두 차례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고안해보았습니다. 입사 2주 후에 진행하는 1차 1on1에서는 실무진과의 업무 온보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OJT 당시에 안내했던 내용에 대한 리마인드를 진행하게 됩니다. 만약 이 시점에서 업무 온보딩에 이슈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HR과 담당 리더의 대면 소통이 즉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장애 요소에 대한 대응이 지연될수록 대상자의 역량이 오르기까지 Lead-time도 함께 늦어집니다. 입사 4주 후에 진행하는 2차 1on1에서는 조직/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온보딩 프로세스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게 됩니다. 신규 입사자는 온보딩이라는 하나의 서비스를 경험하는 고객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가장 적절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 받은 피드백은 추후 온보딩 프로세스를 리뉴얼할 때 소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수습기간의 활용
마지막은 수습기간의 활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회사들이 특별한 Case를 제외하고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있는데요. 저희는 단순히 수습을 통과하는 차원을 넘어 대상자의 업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Action Plan을 구상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입사 2주차에는 담당 리더, 즉 소속 팀장과의 1on1을 통해 “현업에서 대상자에게 어떤 점을 기대하고 있는지” 명확히 전달합니다. 그리고 대상자는 이 기대감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Action을 취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2주 정도 부여한 다음 입사 한 달에는 본격적으로 업무 목표 초안을 작성하게 되는데요. 조직의 기대감과 개인의 성취감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HR이 더 세심하게 가이드를 제공해야 합니다. 업무 목표 초안 작성이 완료되면 담당 리더가 이를 확인하게 되고 이에 대해 적합한 피드백을 전달합니다. 이 피드백까지 반영된 최종 업무 목표는 향후 수습 평가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업무의 Range를 설정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Key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저희 스터디에서 함께 고민해서 만든 온보딩 프로세스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앞서 언급했지만 온보딩 프로세스는 회사마다 큰 차이가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도 평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저희의 방식이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HR이 원래 모범 답안을 찾을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온보딩도 반드시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HR 담당자들은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에 많은 시간을 쏟고, 대상자들도 귀중한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온보딩에 할애합니다. 온보딩 프로세스에 참여하기 전과 후가 별로 다르지 않다면 이 시간들은 결국 무의미하게 에너지를 낭비한 기억으로 남겠지요.
단순히 신규 입사자를 환영하는 것은 마음만 있다면 HR이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온보딩 과정에서 HR의 진짜 역할은 환영이나 축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상자의 업무 역량과 성과가 조금이라도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짜 HR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저도 앞으로 회사 내부에서 온보딩에 대한 고민을 할 때는 이 부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보려 합니다. 회사는 결국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직이니까요.🙂
저에게 이렇게 귀한 인사이트를 나누어 준 스터디원 분들께 늦었지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부족한 글을 마무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스터디는 끝났지만 HR 선배님들과의 소통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저와 함께 고민을 나눠보실 분들은 부담 없이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