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채용 오퍼레이션 효율화 & 애널리틱스 역량 강화를 통한 리크루터 생존전략
1. AI와 소프트웨어의 본격적인 산업 침투가 가속화 되는 시점에서, 리크루터의 현실은?
챗지피티의 등장 이후, AI는 이제 실제적으로 산업이 깊숙히 침투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LLM은 실제 창작활동과 매출에 관여된 업무 까지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진짜 피부로 와닿는 영역은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와 백오피스 업무이다.
여러가지 백오피스 업무 (재무, 회계, 경리, 세무, HRM, HRD, 페이롤 등) 중에서 특히 많은 SaaS와 AI가 결합된 프로덕트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것인 HR 영역이다. 각종 HR SaaS, 채용SaaS, 페이롤SaaS, 소싱 툴, ATS, 캘린더 툴, TRM 툴, 온보딩 툴, 성과관리 툴, HRD SaaS 혹은 LMS 등 정말 많은 기업의 프로덕트들이 HR의 각 세부 영역들을 분절하여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물론 위와 같은 흐름들이 HR 유닛의 시간을 아껴주고, 기업의 효율성을 증가시켜주며 각종 데이터를 모아 의사결정에 사용할 수 있는 측면은 정말 좋지만, 앞으로 이런 도구들이 더 고도화 됨에 따라 HR 관련 필요 인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기업은 소수의 HR유닛만을 채용하기를 원할텐데, 이런 각종 도구들을 전반적이고 통합적으로 활용해보지 못했거나 HR 분야에서 일부 영역의 국한된 업무경험만을 가지고 있거나, 반복적이고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 경험이 주를 이루는 HR유닛들은 자연스럽게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현재 리크루팅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시장의 흐름 속에서 HR 영역 중 가장 빠르게 대체될 수 있고 많은 인원이 필요해지지 않을 영역 중 하나가 리크루팅 이라고 생각한다. 위 도표를 보면 채용은 ‘반응적’ 업무에 가깝다. 즉, 창의력과 고부가가치가 요구되는 영역이라기보다, 상황에 맞게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형태의 업무라는 것이다. 파란박스 영역에 해당하는 반응적 특성의 HR 업무는 AI가 가장 잘하는 특성의 업무이다. 그 중에서도 채용업무를 좀더 세부적으로 보면, 채용 코디네이팅 업무와 채용 매칭 업무, 그리고 온보딩 운영 업무가 효율화/자동화 되기 가장 쉬워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필자의 하루 일과중 70~80% 이상의 리소스가 대체 혹은 인력이 축소될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에 위기감이 들었다.
2. 그렇다면, 어떤 리크루터들이 시장에서 높은 생존력을 가지게 될까?
‘HR Analytics’ 를 중요한 전략적 우선순위라고 응답한 북미 경영자 비율은 2015년 35%, 2017년 71% 였으며, 2018년에 이르러서는 84%로 ‘HRA’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 출처 : 비즈니스 파트너 HR 애널리틱스_이재진 저
점점 더 많은 경영자들이 HRA 분야를 의사결정 테이블 위에 올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또한 IBM의 최근 HRA 관련 보고에 따르면 71%의 조직이 적극적으로 HRA를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위 보고에 따르면, HRA 활용의 수준도 점점 더 시장에서 성숙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혹자는 북미의 테크&스타트업 트렌드가 싱가포르(약 5년) 를 거쳐 한국에 오기까지 약 10~12년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한다. 현재는 더 가속화 되었을 수 있는데, 이는 곧 위에서 살펴본 북미의 트렌드는 곧 한국에서도 주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HRA 역량을 가진 리크루터, 다시 말하면 반복적인 행정적 업무는 최대한 자동화, 효율화 할 수 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잘 정제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빠르고 정확하게 조직의 변화관리를 주도할 수 있으며, 데이터에 기반한 적절한 인력운영 계획과 인력공급을 조직에 제공할 수 있는 리크루터가 HR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걸 위해선 두말할 필요 없이 지금 당장, 오퍼레이션 업무에 쓰는 리소스를 최소화 하고 데이터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경영자와 조직에게 적절한 방향을 제시하는 경험을 계속해서 쌓아가야 한다. (실제 그 의사결정의 결과까지도 추적해서 증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3. 큰 맥락은 이해했다. 그러나 실제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에 소속된 리크루터로서, 어떤 것부터 적용해야 할까?
지난 두들린의 ‘채인지 스터디 2기’ 에 참여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주제이다. 위에서 설명한 큰 맥락은 알겠지만 실제로 어떤걸 실무에서 해야할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팀원들과 스터디하면서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크게 3가지 이다.
- 단순 반복, 행정적인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 해보자
- 일단, 무엇이 됐든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보자
- 수집된 데이터를 시각화 해보고, 인사이트를 뽑아 경영진께 드려보자
그 중에서 정말 초기에 집중할 것은 1, 2번이다. 어떤 방법, 소프트웨어, 스킬을 사용하든 관계없이 목적은 내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효율화 하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쌓이는 퍼널을 구축해 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차도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할 수 있다. HR분야나 특히 리크루터로 일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C++ 수업을 간신히 들었거나 돌려본 툴이라고는 SPSS 정도인 경영학 등 상경계열 전공자들, 그조차도 다뤄보지 않았던 문과 출신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좋은 툴도 정말 많고, 약간의 스크립트 지식만 갖춰도(코딩, R, 파이썬 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디테일 들이 많다.
크게 리크루터의 업무영역에서 해당하는 Step을 네 가지로 구분하고, 그에 적용해볼 수 있는 자동화 & 애널리틱스에 도움 받을 수 있는 툴들을 소개해본다.
- 리크루터의 업무 단계 Step4 및 활용 가능한 툴 활용 추천
1) 후보자 유입단계 (인바운드 후보자, 다이렉트 소싱 포함)
- HotJar : 효과적인 채용공고 및 랜딩페이지 체크
- GA4 : 유입분석 및 채널별 효율 분석
- Flex & Gowid : 실제 채용 광고 비용이 어떤 채널에 쓰였는지 확인 가능
- 구글 스프레드시트 : 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정제해서 기록해 둘 수 있음
- 구글 Looker Studio : 스프레드시트로 모은 데이터를 시각화 할 수 있음
2) 채용 프로세스 진행단계
- Greepick : 다이렉트 소싱 단계에서 후보자를 효과적으로 모으고 TRM 관리 가능
- Greeting ATS : 그리픽에서 스크리닝된 후보자를 빠르게 채용 프로세스에 넘겨 관리 가능
- 리캐치 : 인터뷰 일정을 잡을 때, 후보자 사이드에서 알아서 일정을 조율하게 할 수 있음 (단, 인터뷰어들이 실제 일정을 구글캘린더 기반으로 잘 반영해놔야 함)
- Zapier : 구글캘린더와 G메일을 연동하여 자동으로 인터뷰 안내 혹은 인터뷰 후기조사 메일 등을 특정 시점에 보낼 수 있음
3) 채용 확정 후 입사 전 단계
- Airtable : 재피어보다 더 디테일한 설정 가능 툴, 채용 확정시 필수서류나 필수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알림톡, 타입폼 등을 전송하여 받은 데이터를 가지고 자동으로 사내 인사관리 시스템에 별도의 작업 없이 반영하고, 필수 계정 등을 발급할 수 있도록 연결 가능
- 플렉스, 노션 : 사내 인사정보 관리가 가능하며, 조직도를 반영할 수 있음
4) 입사 후 단계 (온보딩, 원오원, 오프보딩 등)
- ClickUp : 태스크 단위로 진행단계 관리가 가능하며, 위에서 소개한 에어테이블이나 재피어, 슬랙과 연동하여 각 태스크 담당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넛지를 줄 수 있음
- 바인더 : 입사 후 온보딩 및 업무적합성(수습 등) 평가 까지 단계를 효과적으로 자동화 할 수 있음
- 레몬베이스 : 원오원 Context 관리를 잘 도와주고, 구글캘린더와 슬랙 연동도 편해서 주기적인 원오원 및 성과관리에 적용할 수 있음
- 구글 앱 스크립트 : 대부분의 회사에서 채용관련 일정을 구글캘린더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을텐데, 구글 앱 스크립트 기능을 활용하여 기간별 전체 일정 데이터를 구글 스프레드 시트로 모아 면접관들의 참여도나 기여도 등을 측정하여 시상할 수 있음
위에 소개한 툴과 사례들은 지난 두들린 ‘채인지 스터디 2기’ 발표회 때 간략히 소개했는데, 소개한 사례 말고도 정말 다양한 단계나 활용이 가능한 툴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각종 스크립트 활용이나 디테일을 어떻게 적용하냐에 따라서 어떤 부분을 자동화/효율화 하고 애널리틱스화를 통해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가는 사실 무궁무진해 보인다. 다음 글에는 그런 사례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소개해보며 리크루터의 생존력을 높이는 실전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 나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