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교육과 조직문화를 담당했었지만 올해 4월, 역할이 채용과 평가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새롭게 확장된 역할과 업무에 처음엔 기대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내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먼저, 여러 복지나 다른 강점들로 중무장한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중견 제조 기업이었던 자사는 채용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재택근무 제도와 같은 스마트워크 제도는 생산직이 많은 제조기업에서 선뜻 도입하기 힘들었고, 때문에 다른 방식과 방향으로 지원자 분들께 어필할 방법을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습니다. 기본기를 강화했던 그때의 경험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용 절감을 이유로 7월부터 헤드헌팅에도 예산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때문에 경쟁이 심한 채용 시장 속에서 많은 지원자들에게 티엔엘이란 회사를 알리기가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결과, 예산 투입을 줄이면서 성과를 세 배 이상 올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웠던 환경 속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구체적인 전략과 성공 비결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중소, 중견 제조업의 채용 전략 관련하여, 비슷한 고민을 하는 많은 분들께 제 경험이 작은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위 글은 채용•인사담당자들의 모임 채인지 커뮤니티의 '채인져스' 활동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채인져스는 ‘조직과 인사담당자가 마주한 고민들을 사람들간의 연결로 해결한다’는 채인지 커뮤니티 미션에 맞춰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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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이 채용 성과 달성을 위해 진행했던 채용 전략
채용 전략 1. 채용 공고부터 매력적으로 만들기
현재 근무 중인 저희 회사는 중소 제조기업으로 약 220명 규모의 기업입니다. 그러나 사람인에 등록된 회사 정보는 본사 인원인 약 35명만을 집계하고 있어, 훨씬 더 작은 규모의 회사로 보여지곤 했죠. 지원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었지만, 국민연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는 수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점을 극복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회사의 매력을 채용 공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채용 공고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수정하고, 특장점을 강조해보았습니다.
- 회사 스토리 강조: 2017년에 신축한 공장과 연구소 사진을 공고문에 포함하고, 5년 연속 매출 성장, 2023년 달성한 1,000억 원 매출, 30% 영업이익률 등 회사의 안정성을 시각적·수치적으로 제시했습니다.
- 구직자 관점의 스토리텔링: 단순히 회사 강점 나열이 아닌, “이 회사에 입사하면 어떤 성장 경로가 펼쳐질까?”를 구직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형태로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첫인상을 구축하고, 지원자들의 관심과 지원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ChatGPT와의 협업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채용 전략 2. 직무 인터뷰를 통한 "진짜 소통"으로 회사와의 거리 좁히기
채용 공고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지원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인데요. 생생한 현직자 분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고자 '직무 인터뷰'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비용과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었음에도 사람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두 개의 직무 인터뷰 기능을 적극 활용했고, 해당 직무 인터뷰를 통해 직무 담당자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 실제 업무 환경 노출: 신입 직원과 함께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주요 직무 담당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일하는 방식을 콘텐츠로 담았습니다.
- 다양한 플랫폼 검토: 잡코리아, 캐치 등 다른 채용 플랫폼의 직무 인터뷰 기능도 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사람인의 무료 기능에 집중했습니다. 향후에는 잡코리아, 캐치 등 다른 플랫폼들의 확대와 직무 인터뷰의 추가 활용을 검토해 볼 예정입니다.
채용 전략 3. 저비용 다이렉트 소싱으로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서기
예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최소 비용으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이렉트 소싱 전략도 활용했습니다. 사람인, 잡코리아 등의 인재풀을 직접 탐색하며 역량을 갖춘 인재에게 먼저 접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능동적 인재 발굴: 지원자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인재풀을 탐색해 특정 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에게 먼저 연락했습니다. 사실 링크드인, 리멤버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다이렉트 소싱의 효율이 좋지만,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차선책은 제안 횟수 당 약 1,000원 정도 차감되는 사람인, 잡코리아의 인재풀 활용이었습니다.
- 비용 효율 극대화: 헤드헌팅 비용 없이 적합한 인재를 빠르게 인터뷰하며 채용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방법들 덕분에 저예산 상황에서도 우수 인재를 놓치지 않고, 직접 탐색하며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채용 전략 4. 채용 블로그를 통한 조직문화와 회사의 가치 알리기
예산 제약 등 여러 조건 속에서 회사의 조직문화와 가치를 알리는 데에는 기업 블로그 활용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별도 비용 없이도 회사의 강점과 성장 가능성을 구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채널로서, 다음과 같이 블로그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 조직문화 콘텐츠 발행: 회사의 일하는 방식, 교육 및 성장 기회, 협업 분위기 등을 블로그에 게재하고 채용 공고와 연결해 지원자들이 쉽게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용 공고에도 블로그 콘텐츠 링크를 삽입하여 채용 공고에서 자연스럽게 블로그로 접속해서 관련 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도록 운영했습니다.
- 브랜딩 효과 극대화: 블로그를 통해 회사의 진정성과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알리며, 지원자들이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1주일에 1건 이상의 콘텐츠를 발행하며, 직원과 조직문화에 다방면으로 신경 쓰는 회사임을 어필하려 노력했습니다.
+ 운과 기회, 그리고 작은 제조업 기반 회사들의 현실
사실 이번 성과는 운이 좋았던 측면도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우수 기업들은 이미 기업 브랜딩과 적극적인 채용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티앤엘은 채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예전 방식(사람인, 잡코리아 등의 무료 사이트에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단순 공고)에 머물러 있었고, 이를 개선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낮았던 베이스라인에서 큰 폭의 성과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특히 제조업 기반의 중소·중견기업들은 채용이 어렵다고만 느끼면서, 브랜딩이나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차, 4차 산업에 비해 제조업에서는 인적 자원의 전략적 가치가 덜 강조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좋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곤 합니다. 결국 이들은 우수 인재 확보에 불리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이 지점이 기회가 될 수 있는데요. 기본적인 기업 소개를 개선하고, 조직문화나 성장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만으로도 기존 대비 지원자들의 더 많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감된 예산 속에서도 달성한 3배의 채용 성과
이러한 전략들로 Success to Hire Rate(공고 대비 입사율)가 기존 42%에서 75%로 상승했고, 일 평균 지원자 수도 1.1명에서 3.4명으로 약 3배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총 소요 비용은 약 100만 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꾸준한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 나쁘지 않은 연봉과 복지, 그리고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신입사원의 협업으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던 점도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본기 강화로 HR 성과 극대화
예산 부족이 항상 성과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내부자원이나 적절한 전략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훨씬 더 좋은 성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전략들을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은데요.
- 채용 공고 차별화: 정보 나열이 아닌 스토리텔링·시각자료 활용
- 직무 인터뷰 활용: 구직자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 형성
- 다이렉트 소싱: 저비용으로 필요한 인재 직접 발굴
- 채용 블로그 활용: 조직문화·회사 가치 홍보로 회사 이미지 제고
많은 제조업 기반의 회사들이 여전히 기본적인 브랜딩 활동을 하지 않아, 좋은 인재 유치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본기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기업들에게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