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펜데믹으로 보급되었던 근무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원격근무'인데요. 한국의 경우, 원격근무 시행비율이 2021년에는 최대 91.5%까지 도달했을 정도로 급격히 보편화됐던 근무방식입니다. 하지만 펜데믹의 장기화와 코로나의 종식에 따라, 22년도에는 72.7%, 23년도에는 58.1%로 그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론 카카오가 2024년부터 ‘카카오 ON’ 근무체계를 통해 사무실 출근을 기본으로 정했으며, 순차적으로 개발/디자인 직무에도 사무실 복귀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금융권에선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현대카드는 2024년부터는 임산부나 거동 불편자를 제외하고나 전면 사무실출근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애플은 2022년부터 원격근무를 축소하고, 주3~4회 출근을 추진했습니다. 특별한 사유 없이 출근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 뿐 아니라 해고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은 코로나가 종식되기 시작한 2023년부터 원격근무를 주2회로 축소하였는데요. “아마존의 팀원들이 사무실에서 더 쉽게 학습하고, 모델링하고, 우리의 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라는 CEO의 발표와 함께 2025년부터는 원격근무 전면 금지를 발표하였습니다. 미국 빅테크기업에서 원격근무를 아예 중단한 곳은 아마존이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원격근무를 도입하게 됐던 이유였던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된 점, 갑작스럽게 도입한 원격근무로 인해 제도와 문화가 준비되지 못해 기업의 성과도 낮아진 점이 원격근무가 축소된 원인일 것입니다.
위 글은 채용•인사담당자들의 모임 채인지 커뮤니티의 '채인져스' 활동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채인져스는 ‘조직과 인사담당자가 마주한 고민들을 사람들간의 연결로 해결한다’는 채인지 커뮤니티 미션에 맞춰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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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를 포기하는 이유
한때 근무제도의 혁신으로 각광 받았던 원격근무는 점점 외면 받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다시금 사무실로 복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크게 4가지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원격근무의 당위성 부족
펜데믹을 계기로 많은 회사들이 급하게 원격근무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한다는 이유로 원격근무에 투입된 구성원이 많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원격근무의 강점을 인지하고, 앞으로도 해당 근무방식을 유지하고자 고민한 회사들도 분명 있었겠지만, 아마 다수의 회사나 HR은 세부적인 운영방침을 만들어가는 것에 집중했을 확률이 큽니다.결국 23년도부터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외부적 요인으로 원격근무를 시행했던 회사들은,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구성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거나 원격근무를 제약하게 됐습니다.
성숙한 원격근무 문화 구축 실패
원격근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원격근무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하지만 회사가 구성원의 현실과 동떨어진 원격근무 정책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구성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탓에, 공휴일이나 주말 직전후에는 원격근무를 금지한다거나 원격근무시, 몇분 이상 답변 부재시 징계를 하는 식으로 제도를 너무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또 성공적인 원격근무 유지를 위해서는 구성원의 참여 역시 중요합니다. 다만 구성원이 실제 원격근무를 하면서 얻게 된 노하우나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회사로 잘 흘러가지 못했을 확률이 큽니다. 또는 원격근무를 개인의 복지로만 생각하는 관점이, 업무 시간 중 겸업이나 근무 이탈 등의 사건사고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구성원의 소속감의 저하
조직 구성원이 각자의 공간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필연적으로 소속감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연인관계에서도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데, 구성원은 심하면 더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나름 본인이 내성적이라 생각해 원격근무가 쉬울거라 생각했던 동료들 역시, 업무공간에서 나홀로 일하게 되면 조직에 소속감을 느끼기가 사실 어렵고 동료로부터 업무적인 도움을 받기가 사실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조직보다는 외부 동호회나 스터디를 통해 소속감을 채우는 동료들도 많아집니다. 결국 구성원간 협업이 어려워지면서 원격근무가 사라지게 됩니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 상실
회사는 성과와 매출을 창출을 위해 모인 조직이며, 또 그 과정에서 구성원이 성장을 해야합니다. 문제는 원격근무 환경에서 조직의 성과를 관리할 방법을 고민하지 못한 곳이 많고, 구성원 역시 원격근무 환경에서 커리어 성장을 겪지 못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였습니다.결국 회사의 매출이 조금씩 하락추세로 변하게 되는 한편,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핵심인재가 회사를 떠나게 되었고. 단순히 원격근무 제도만 위협 받는 것이 아닌, 회사의 생존 역시 도전 받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는 회사들
원격근무가 사라졌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오지만, 여전히 원격근무로도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기업들도 남아있습니다.
가령 글로벌 Git 저장소를 운영하는 미국의 Gitlab의 경우, 65개국에 있는 1,500여명의 구성원이 성공적으로 리모트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사무공간이 없고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 사람들이 언제든 볼 수 있는 리모트근무 핸드북을 공개하여, Gitlab만의 리모트근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자동화툴로도 유명한 Zapier는 리모트근무로 40여개국의 구성원이 일하고 있는데요. Zapier의 경우는 코로나와는 무관하게 2012년 창업 멤버들의 개인 사정으로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 원격으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였고, 원격으로도 제품을 개선하고 고객을 늘려갈 수 있다는 확신에 지금까지도 리모트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Spotify는 23년도에 실적 악화로 인해 1,500명의 구성원을 떠나보내야 했는데요. 그럼에도 원격 근무를 포기하지 않았고, 2024년 현재 매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약 19%씩 성장중이며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격근무를 유지하는 이유
위 3가지 사례 외에도 제가 속한 그렙과 기타 많은 회사들이 여전히 원격근무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원격근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3가지 강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역에 구애 받지 않는 근무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 원격 근무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장지로 향하는 KTX 객실도, 가족과 함께 온 동남아 휴양지도, 명절 연휴기간을 맞아 내려온 고향집도 모두 사무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구성원이 회사 업무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또 본인의 거주지가 일하는 데에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구성원도, 해외에서 시차를 고려해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도 모두 함께 협업할 수가 있습니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인재채용
회사는 후보자의 거주지에 구애 받지 않고 인재 채용을 할 수 있고, 후보자 역시 본인의 출퇴근 걱정을 하지 않고 입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수도권 기준이라면 저 멀리 제주도에 사는 후보자를 채용할 수 있고, 한국 기준이라면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인재도 채용할 수 있습니다.
또 단순히 다양한 후보자를 채용하는 것 뿐 아니라, 채용 과정에서의 효율화도 일어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원격 전형으로 채용이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 후보자가 회사에 있든 해외에 여행을 가있든. 일정에 구애 받지 않고 빠르게 채용 전형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역량개발과 워라밸을 통한 만족도 개선
원격 근무는 구성원들에게 출퇴근의 부담을 덜어주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여, 본인의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한편. 자기계발이나 학업과의 병행에도 유리해 커리어 개발에도 큰 강점이 있습니다.
또 구성원의 생애주기 변화에도 원격근무가 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여성 구성원이 모성을 보호 받으며 근무와 육아를 병행하기에도 유리하고, 남성 구성원의 가사참여에도 도움이 됩니다. 가사 병행이 사실 쉽지 않거나 커리어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격근무를 통해 생애주기 케어가 필요한 구성원의 조직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원격근무를 위한 마음가짐
원격근무의 강점을 실제로 경험하려면, 우리 조직의 원격근무가 성공적으로 정착해야겠죠. 원격근무의 정착을 위해 HR 담당자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말씀드리고, 다음 편에서는 성공적인원격 근무를 만들어갈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원격근무 명분 세우기
우리 조직이 원격 근무를 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적 요인은 환경 변화에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격 근무의 명분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회사나 HR은 회사의 비전이나 사업 방향과 연관된 명분으로 세워야 합니다.
구성원과 원격 근무를 신뢰하기
원격 근무와 구성원을 신뢰하지 못하면, 사무실 근무에서도 충분히 발생하는 문제 조차 원격 탓으로만 돌리게 되기도 합니다. 회사와 HR은 구성원을 어린아이 취급하지 않아야 하고, 원격근무에서 오는 문제는 원격근무 자체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