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인져스 정태겸님의 배움과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1. 채용공고 작성 팁 총정리
2. 채용담당자 커뮤니케이션 팁 총 정리
3. 꼭 알아야 할 채용 전형 총 정리
4. 👉 꼭 알아야 하는 웰컴키트의 기준과 유형
5. 채인져스 활동 최종 후기 (예정)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IT 기업에서 HR Manager로 일하고 있는 3년 차 직장인 정태겸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웰컴키트에 대한 글을 준비했습니다.
웰컴키트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웰컴키트란 신규 입사자들에게 환영(Welcome)의 의미로 회사나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도구(Kit)의 모음을 말합니다. 보통은 여러 물건을 모아 패키지의 형태로 제공되며, 모니터, 책상, 의자, 노트북, 서랍 등 없으면 안되는 물건은 아닙니다. 실제로 웰컴키트를 주지 않는 회사들도 있기도 하구요.
오늘은 웰컴키트 도입을 고민하시는 인사담당자 혹은 대표님들을 위해 제가 조사한 여러 회사들의 웰컴키트를 소개하고, 여러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발견한 웰컴키트 물품의 유형과 선정 기준에 대해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은 왜 웰컴키트를 만들어 신규 입사자에게 증정할까요? 궁극적인 목적은 애사심 고취일 것입니다. 힘들게 데려온 입사자가 금방 나가지 않게 하려면, 애사심을 키워주어 나갈 마음이 들지 않게 해야 하니까요.
애사심 고취를 위해 이것저것 물품을 사주는 게 신규 입사자에게 좋다면, 다0소나 오0스0포에서 물품을 이것저것 사다 주면 신규 입사자들이 좋아할까요? 좋아할 수도 있지만, 웰컴키트라고 느끼진 않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웰컴키트는 회사의 로고를 새겨넣거나, 색깔을 맞추는 등 디자인적 통일성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디자인적으로 통일시키려면 그냥 물건을 사는것보다 비용이 더 들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소위 '채용 브랜딩', '직원 경험'을 잘한다고 하는 회사들은 왜 굳이 디자인 비용을 추가로 들여 웰컴키트를 만들어낼까요? 애사심 고취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요소들을 웰컴키트에 녹여냈을까요? 지금부터는 제가 여러 회사들의 웰컴키트 물품들을 제가 분석한 나름의 기준으로 나누어 유형별로 분류해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유형, Alignment 강화
웰컴키트에 심혈을 기울이는 첫 번째 유형은 Alignment 강화형 입니다. 일체감 형성이라고도 합니다. 해당 목적을 위해 만드는 물품은 웰컴카드, 웰컴편지, 웰컴리플릿, 웰컴 가이드북 등이 있습니다.
해당 물품들의 공통점은 바로 웰컴키트를 처음 열자마자 보게 되는 아이템이라는 것입니다. 직원 경험에 신경을 쓰는 회사들은 웰컴카드 류의 물품을 가장 먼저 확인하게 배치함으로서 직원에게 한번 더 상기 시켜줍니다. 지금부터 당신은 우리와 함께 일할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죠.
물론 자기 발로 엘리베이터와 문을 열고 새 회사에 들어온 신규 입사자이지만, 환대의 텍스트를 읽음으로서 무의식적으로 한번 더 상기 시키게 됩니다. 또한 키트에 포함된 리플릿, 가이드북, 온보딩 페이지, 오리엔테이션 등을 통해 새로운 조직에 쉽게 적응함으로서 조직에 보다 빠르게 Align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유형, 소속감 강화
두 번째 유형은 소속감 강화 유형입니다. 이 유형의 물품들은 캘린더, 마우스패드, 노트북 거치대, 치약칫솔 세트, 우산, 슬리퍼, 다이어리, 명함꽂이, 필기구 등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우리는 하루의 1/3을 직장에서 생활합니다. 프로젝트로 인해 조직이 바쁘게 돌아간다면, 하루의 절반 혹은 절반 이상을 직장에서 생활할 때도 있죠. 그럴 때 곳곳에 회사에서 준비해준 물품들을 사용한다면, 무의식적으로 회사와 더욱 가까워지면서 애사심이 생겨날 것입니다. 똑같은 베개를 베고 잠이 들면 어디서든 함께 있다는 노래 가사도 있듯, 나와 똑같은 물건을 쓰는 동료들이 양옆에 있다면 소속감이 더욱 생겨날 것입니다.
세 번째 유형, 실생활 밀착
세 번째 유형은 실생활 밀착입니다. 실생활 밀착은 어떻게 보면 두 번째 유형인 소속감 강화의 다른 버전의 유형이라고도 할 수 있고, 두 번째 유형에 포함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는 실생활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이외의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직장생활 중에 쓸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용도로도 쓸 수 있는 물건들을 이 유형에 포함시켰습니다. 실생활 밀착 유형에 포함되는 웰컴 키트 물품은 스티커, 와펜, 파우치, 가방, 티셔츠, 후드집업 등입니다.
요즘은 노트북에 붙은 스티커의 갯수가 개발자의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밈(meme)이 있기도 합니다. 캐리어에 붙이는 스티커를 팔기도 하구요. 스마트폰에 붙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개인 노트북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회사의 캐릭터나 회사의 색깔, 회사의 코어벨류가 드러나게 만들면 직원은 회사 밖에서도 회사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회사 밖에서도 회사에서 준 물품을 사용함으로서 회사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웰컴키트의 물품들은, 회사에서 쓰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 밖에서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그리팅에서 채인져스 합류 기념으로 주신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였고요. 스티커를 붙이고 나니 확실히 노트북을 열 때마다 채인져스를 떠올리게 되고, 글을 잘 써야한다는 생각을 다잡곤 합니다. 채인져스가 끝나게 되면 추억으로 남겠지만요.
어쨌든 직원 경험을 잘하는 기업들은, 회사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품들 또한 웰컴키트에 포함시켜 제공합니다. 실생활에 밀착할 수 있는 물품들로요. 그로 하여금 신규 입사자들이 회사 밖에서도 회사를 떠올리게 하고, 애사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유형, 아이덴티티
이 글을 읽는 담당자 님은 혹시 '시그니처 사운드' 라는 말을 아시나요? HR용어는 아니고 음악 용어인데, 대중음악의 작곡가 혹은 가수가 자신의 음악임을 알리기 위해 음악 앞 부분에 의도적으로 넣는 짧고 독특한 사운드를 말합니다. 시그니처 사운드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박진영의 'JYP'나, 용감한 형제의 'Brave-Sound~' 또는 그레이의 'Gray-'와 기리보이의 'G.R. boy' 그리고 그루비룸의 ‘Groovy, Everywhere~’ 등이 있습니다.
1초 남짓한 시그니처 사운드를 넣는 것만으로 청자들은 '아, 이 사람이 만든 음악이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음악 장르여도 말입니다. 즉, 시그니처 사운드는 작곡가의 아이덴티티,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장치이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일부 기업들은 웰컴키트 물품에서 실용성과 소속감을 넘어,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잘 알려줄 수 있는 기업만의 아이덴티티를 웰컴키트에 녹여내기도 합니다. 이 유형에서는 물품 목록을 리스트업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상세한 예시를 통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소비자 의견 수집 및 분석 플랫폼 '오픈서베이'를 운영하는 기업 '오픈서베이'는 '설문조사를 통한 정보 수집'이라는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웰컴키트 물품 선정 시 별도의 내부 서베이를 진행하여 제작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온라인 기반 코딩 교육 플랫폼 '스파르타코딩클럽'을 운영하는 기업 '팀스파르타'는 신규 입사자들의 지인들 또한 '팀스파르타'의 교육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30만원 상당의 쿠폰을 웰컴키트에 포함시켰습니다. 팀스파르타에서 추구하는 바와 같이 누구나 코딩으로 큰일을 내고 대한민국을 코딩의 땅으로 만들고자 하는 야망이 담긴 웰컴키트 물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글로벌 모닝 웰니스앱 '알라미'를 운영하는 기업 '딜라이트룸'은 성공적인 아침을 만든다는 회사의 미션에 맞게 모닝루틴을 기록할 수 있는 기록카드와 스티커를 제공하고, 성공적인 아침을 만들기 위한 취침 또한 잘 할 수 있도록 딜라이트룸에서 투자한 수면 전문기업 '삼분의일'과 콜라보한 베개를 웰컴키트에 제공합니다.
마치며
웰컴키트를 만들기는 쉽습니다. 웰컴키트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기업도 있고, '웰컴키트 사례'라고 검색만 하면, 그리팅 에디터 분이 기고하신 아티클 외에도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니 적당하게 자료 수집하여 괜찮겠다 싶은 물품 몇 개를 엮으면 바로 완성됩니다.
하지만 웰컴키트를 '잘'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글을 위해 조사하면서, 잘 만든 웰컴키트가 꼭 돈을 많이 들인 웰컴키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성원들을 생각하고, 조직을 생각하고 분석하여 조직에 꼭 맞는 웰컴키트를 만드는 일은 어쩌면 돈을 쓰는 일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인사 담당자의 포지션 특성 상, 돈을 벌어오는 일보다는 돈을 쓰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은 직무이기에, 임원진들에게 건의드리기가 어려운 점도 사실입니다.
이번 글은 사실 이전에 쓴 어떤 글보다 시간을 많이 들여 작성하였습니다. 신규 입사자들을 환영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한 업무이고, 이들이 좋은 경험을 받게 된다면 우수한 동료들을 우리 조직에 불러올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적은 글이 웰컴키트 제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로서 제가 채인져스 합류 당시 목표로 했던 나 홀로 주니어HR이신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제 경험을 모두 글로 엮어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채인져스 2기를 한다 한들, 글 쓸 밑천이 떨어져서 더 이상 아티클을 낼 수는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글 네 편을 작성하였습니다.
다음 글은, 제가 지난 반 년간 채인져스에 합류하여 얻은 점들, 배운 점들을 정리하여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혹시나 제가 쓴 글을 읽고 채인져스 2기를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제 다음 글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는 채인져스 후기 글로 곧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