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많은 기업이 온보딩 프로세스에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기업에 대한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심어주고, 입사자가 조직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성스러운 웰컴 키트와 다양한 환영 이벤트를 준비하곤 하죠.
하지만 기업 평판과 임직원 경험의 관점에 있어서 온보딩 프로세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오프보딩(Offboarding)인데요. 퇴사 절차를 의미하는 오프보딩은 기업과 맺어온 관계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단계입니다. 이는 기업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기 때문에 그간 조직과 함께했던 시간을 긍정으로 추억할지, 혹은 부정으로 기억할지를 판가름하는 변수가 됩니다.
1. 오프보딩이란?
1) 오프보딩 뜻

오프보딩(Offboarding)은 온보딩(Onboarding)의 반대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 조직을 떠나는 직원에 대한 퇴사 절차를 의미합니다. 온보딩 프로세스와 마찬가지로 기업별로 절차가 다를 수 있는데요. 단순히 사직서를 수리하고 짐을 싸는 행정적 절차를 넘어 임직원 경험의 마침표를 찍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2) 긍정적인 오프보딩이 중요한 4가지 이유
- 재정적, 법적 문제의 선제적 방지
- 많은 기업이 간과하는 사실은, 재직 중에는 근로 조건이나 조직 내 갈등에 침묵하던 구성원도 퇴직 시점이나 직후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고용노동부 진정의 상당수는 퇴사 직후에 발생합니다. 체계적인 오프보딩은 퇴사 사유를 명확히 기록하고, 미지급 급여, 연차 수당, 퇴직금 등 행정적 절차를 투명하게 정산하여 증빙을 남기는 과정은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관리의 핵심입니다.
- 데이터 유출 예방 방지 및 보안 유지
- 사이버 보안기업 코드42의 CEO는 모든 기업이 퇴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코드42와 포네몬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직원 중 대다수가 일부 데이터를 갖고 퇴사한다고 합니다.
퇴사 절차에 보안 유지를 위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은 기업의 핵심기술을 빼돌리거나 기밀사항을 유포하는 산업스파이를 예방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퇴사자의 내부 시스템 계정, 이메일, 클라우드 시스템 등 모든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어디까지 유출이 불가한지 명확하게 표기한 문서에 서명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DTEX 시스템 CCO 라잔 쿠는 퇴사자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직원이 다른 회사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온보딩 절차에서도 보안을 중요하게 언급하는 만큼 오프보딩에서도 퇴사자에게 보안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하여야 합니다.
- 사이버 보안기업 코드42의 CEO는 모든 기업이 퇴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코드42와 포네몬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직원 중 대다수가 일부 데이터를 갖고 퇴사한다고 합니다.
- 기업 평판 관리
- 정보의 비대칭이 사라진 지금, 후보자들은 채용 공고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남긴 날 것의 리뷰도 꼭 살펴보곤 합니다. 블라인드나 잡플래닛 등 커뮤니티에 남겨지는 퇴사자의 한마디는 단순 후기를 넘어, 우리 회사의 지원율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신뢰 자산이 됩니다. 오프보딩을 통해 마지막까지 존중받았다고 느끼는 퇴사자는 외부에서 우리 기업의 가치를 대변하며 우수 인재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 '부메랑 인재' 확보 전략
-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금, 퇴사는 결코 영원한 이별이 아닙니다. 오히려 외부에서 새로운 경험과 역량을 쌓고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 인재'는 이미 검증된 컬처핏을 바탕으로 신규 입사자보다 2배 이상 빠른 성과를 냅니다. 따뜻하고 체계적인 오프보딩은 우수 인재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심리적 안전판을 구축하는 과정이며, 우리 회사의 잠재적 인재 풀을 확장하는 전략적인 투자가 됩니다.
2. 단계별 오프보딩 상세 체크리스트
Step 1: 조직의 진짜 문제를 파악하는 '퇴사 면담'
재직자가 퇴사 의사를 밝히면, 직속 상사와 개별 퇴사 면담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이후 HR담당자도 퇴사 면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퇴사 면담을 진행하는 동안 퇴사 사유를 듣고 어떤 개선점이 필요할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수집된 정보는 반드시 익명을 보장하고 데이터화하여, 향후 인재 유지 전략을 수정하는 인사이트로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퇴직금이나 필요 서류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확인하도록 합니다. 퇴사자가 퇴사 면담에서 전달하고픈 내용을 누락한 경우, 이후에 연락할 수 있도록 연락처를 제공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Step 2: 공백을 최소화하는 '업무 인수인계'
퇴사자가 직속 상사와 함께 효과적으로 후임자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할 수 있도록 퇴사 면담 시 이를 부탁합니다. 업무 매뉴얼, 협력사 연락처, 프로젝트 히스토리를 노션이나 사내 위키에 상세히 문서화하도록 가이드하세요. 퇴사 2주 전부터 루틴 업무를 이관하기 시작하여, 퇴사 직전에는 누락 여부만 점검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Step 3: 기업 자산을 지키는 'IT 자산 및 보안 관리'
지급했던 모든 장비를 초기화 및 수거하도록 하고, 퇴사자가 가지고 있는 기업의 모든 접근 권한을 종료합니다. 또한, 기업의 영업비밀, 지적재산, 기타 회사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증명서와 기밀 유지 협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양식을 전송합니다.
Step 4. 유종의 미를 거두는 '정서적 마무리와 감사'
실질적인 업무가 끝났다면, 이제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리할 시간입니다. 그간의 기여에 대해 소정의 선물이나 감사 메시지로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해 보세요. 넷플릭스의 부검 메일 사례처럼 퇴사자가 마지막 소회를 전사에 공유하며 긍정적으로 작별하는 문화를 장려하면, 남은 구성원들에게도 건강한 조직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3. 오프보딩 사례
1) 넷플릭스 - 퇴사자의 부검 메일

넷플릭스는 퇴직자가 남은 재직자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메일인 '부검 메일'을 보내는 문화가 있습니다. 퇴직 전 2주동안 퇴직자와 직속 리더, HR담당자가 모여 부검 메일을 준비하게 되는데요. 5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피드백을 한다고 합니다.
1. 왜 떠나는지 (다른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
2. 회사에서 배운 것(새로 배운 것과 경험한 것)
3. 회사에 아쉬운 점(넷플릭스가 이랬다면 퇴사하지 않았을 것을 전제로 작성)
4. 앞으로의 계획(이직하는 직장과 대략적인 업무 내용)
5. 직원을 떠나보내는 넷플릭스의 입장
부검 메일을 통해 넷플릭스는 조직 문화를 검토하고, 구성원의 경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은 직원들이 퇴사자가 떠나는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되어 근거 없는 소문이 사내에 퍼지는 것을 예방 가능합니다.
2) 에어비앤비 - 명확하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직원을 해고해야만 했습니다. 당시 CEO(브라이언 체스키)는 임직원에게 편지를 보내며 기업의 상황, 비전에 근거한 해고 절차와 기준, 보상과 취업 및 후속 지원, 감사와 사과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이후 에어비앤비에 재직했던 직원들은 여전히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Nissan은 1999년 대규모 구조조정에 앞서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큰 마찰 없이 구조조정을 이행했었는데요. 이는 구조조정 배경과 방법, 퇴직 방안 등 구성원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노사간 갈등을 최소화하여 가능했다고 합니다.
3) P&G - 전직 지원 서비스

기업이 부득이하게 구성원과 이별하게 될 때, 퇴사자가 새로운 커리어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는 재직자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직원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DBM 조사에 따르면 포춘 100대 기업 중 83% 이상이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국내에서는 P&G가 1998년 최초로 이 서비스를 도입하며 선구적인 오프보딩 문화를 선보였으며, 이후 대우자동차, CJ제일제당, 외환은행 등 유수의 기업들이 이를 벤치마킹하여 건강한 퇴사 문화를 확산시켰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재취업을 돕는 수준을 넘어 구성원의 '생애 설계'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퇴직 예정자들을 위해 재취업 상담은 물론 창업 컨설팅, 귀농·귀촌 교육 등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각적인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오프보딩은 한 명의 구성원을 떠나보내는 행정적 절차에 그치지 않고, 기업 문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과도 같습니다. 잘 설계된 오프보딩 프로세스는 조직을 떠나는 이를 비판자가 아닌 든든한 조력자이자 브랜드 지지자로 변화시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이별 경험은 우리 회사의 채용 평판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다시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는 강력한 인재 확보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