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에 앞서 드리는 말
오래지 않은 시간이지만 각기 다른 3개의 조직에서 HR 업무를 경험하며 느낀 점은 1) 조직에 따라, 2) 시간의 변화에 따라, 3) HR 담당자가 가진 역량이나 연차에 따라 해야 하는 업무나 기대역할이 정말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세 가지 요인에 따라 HR조직의 우선순위나 기대 역할이 크게 달라지고 그에 따라 개인의 업무 방향도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다른 조직, 변화하는 조직 속에서 경영진, 구성원과 어떻게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했는지 말씀드려보려고 하는데요! 'AARRR'이란 관점에서 조직을 바라보고, 문제를 정의했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풀어보겠습니다. 앞선 1편이 AARRR 프레임워크와 'Acquisition' 측면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요. 2에서는 'AARRR'프레임워크에 기반한 문제 정의와 실제 해결했던 경험을 이어서 말씀드려보려 합니다.
- Acquisition : 지원자들이 어떻게 조직을 인지, 발견하고 지원하게 할지
- Activation : 인재가 우리 조직에 첫 ‘wow’를 어떻게 느끼게 할지
- Retention : 인재가 우리 조직에 계속 남아있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 Revenue : 인재가 얼마나 많은 혹은 큰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 Referral : 구성원들이 인재를 우리 조직에 많이 추천하고 있는지
위 글은 채용•인사담당자들의 모임 채인지 커뮤니티의 '채인져스' 활동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채인져스는 ‘조직과 인사담당자가 마주한 고민들을 사람들간의 연결로 해결한다’는 채인지 커뮤니티 미션에 맞춰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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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ation : Onboarding
'Acquisition', 인재 영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결과, 그리팅 팀은 빠르게 인원이 늘어났습니다. 제가 그리팅 팀에 합류했을 당시보다 3배 이상 인원이 늘었났고, 때문에 조직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고민했던 문제, 고민과 액션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정의한 문제 : 온보딩 프로세스의 부재 - 신규 입사자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은 조직과 체계화 되지 않은 시스템
신규 입사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시스템이나, 존재하지 않는 리뷰로 좋은 사람을 데려와도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곤 했습니다. 또, 입사자와 회사 간의 핏을 맞춰갈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업무를 시작해서 실제 성과를 내는 것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곤 했습니다.
- 고민 및 가설 : 입사자의 빠른 적응, 성과 창출을 위한 온보딩 시스템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자 그리팅 팀의 일하는 방식을 고려하여 온보딩 프로세스를 고민했습니다. 온보딩 시스템을 만들어 신규 입사자 분들의 원활한 온보딩을 돕는다면 빠른 적응부터 성과 창출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팅 팀'에 맞는 온보딩 프로세스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팀에 맞는 온보딩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 액션 : 그리팅 팀에 맞는 온보딩 프로세스 및 리뷰 : 두토리얼(Dootorial)
1) 직원경험을 고려한 설계 2) 입사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3) 자율 주행이 가능한 참여형 시스템. 이 세 가지를 포인트로 온보딩을 기획하고 설계했습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NPC와 퀘스트를 통해 게임에 적응하는 것처럼 온보딩/팀 메이트와 맞춤형 퀘스트를 통해 팀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도록 온보딩 시스템을 만들고 디벨롭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입사 전부터 팀 리더 분과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을 어떻게 준비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디벨롭하며 '두토리얼'을 시작해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규 입사자분이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어떤 것이 필요할지, 3개월 동안 어떤 업무를 드릴지를 함께 논의하곤 했는데요. 입사자 분께 기대하는 사항이나 리뷰의 기준, 필요한 세션 등을 미리 논의하고 첫 날 OJT 때 해당 내용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진행하며 회사와 팀, 신규입사자간의 인식 차이가 없도록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입사자 분들이 하나씩 달성해나가며 적응하는 '두토리얼 퀘스트'도 마련했습니다. 첫 날 자리에 가면 선택한 업무용 기기와 굿즈부터 웰컴 레터와 함께 ‘두토리얼 퀘스트’가 놓여져있는데요! 어릴 적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NPC가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단계별 퀘스트를 주는 것처럼, '그리팅 팀'에 처음 온 분들이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도록 단계별로 퀘스트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입사자와 회사 간의 핏을 맞춰나갈 수 있는 장치로 온보딩 중간중간마다 리뷰와 1on1도 마련했습니다. 단순히 리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PX팀 온보딩 담당자와 소속 팀 리더가 ' 1 on 1'까지 별도로 진행하며 신규입사자와 조직 간의 간극을 줄여나가려 노력하게끔 준비했습니다! 이 때의 1on1이 발판이 되어 구성원 분들이 온보딩 이후에도 고민이 있다면 자연스레 1on1을 신청하거나 직접 진행하며 문제나 고민거리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 덕분에 '온보딩'에서 신규 입사자분들의 만족도는 크게 올라갔고, 기대역할의 빠른 얼라인부터 원활한 적응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Retention & Revenue : Culture, Talent Density
조직과 제품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조직문화부터 집중해야 할 문제들도 보다 빠르게 달라졌고, 문제 정의도 보다 어려워졌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 속에서 어떤 것이 조직의 문제인지,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인지 파악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의 어떤 점에 만족하고 있는지 (Retention)와 구성원들이 각각의 업무에서 어떤, 비즈니스 임팩트를 잘 내고 있는지 (Revenue)를 이전처럼 직관적으로 바로 파악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 문제 정의 : 점점 커져가는 조직과 제품 속에서 현황 및 문제 파악이, 우선순위 정의가 어려워졌음.
좋은 음식이라고 아무거나 먹으면 독이 되는 것처럼, 조직 체질을 파악하고 그게 맞는 HR 액션을 해야 하는데 조직의 체질 파악이 쉽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커지는 조직 속에서, 조직과 구성원이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고, 문제라면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 정의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 고민, 가설
다양한 목소리와 상황 속에서 흔들리기보다는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결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고, 리뷰나 서베이, 데이터에 기반해 문제를 정의하고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 액션 : 리뷰/피드백, 서베이의 시스템화 - 정기적인 리뷰, 서베이 진행 및 분석
동료/리더 리뷰 뿐 아니라 PX서베이를 설계하고 진행하며 구성원 간, 조직 간에 건전한 피드백이 흐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1️⃣ 리뷰 및 서베이 설계
피드백이 건강하게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리뷰와 서베이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 먼저, 동료/리더 리뷰의 경우는 익명으로 진행하되, 긍정과 개선 피드백을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키워드’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팅 팀이 중요시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해서 각 구성원들에 해당하는 강점 키워드와 개선 키워드를 고르고 해당 코멘트를 적도록 설계를 했는데 리뷰가 반복되며 점점 더 주고 받는 피드백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PX서베이는 6개월을 주기로 진행했고, 알고 싶은 카테고리 (조직문화, 업무 몰입, 리더십 등)을 정하고, 논문을 참고해서 문항을 설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익명으로 진행하며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적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리뷰/피드백이나 서베이의 경우, 너무 자주 진행해서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도 있고, 조직에 맞지 않는 방법이 아닐 수도 있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디벨롭해나가고 있습니다
2️⃣ 데이터 분석 및 해석
동료/리더 리뷰의 경우에는 구성원 분들이 해당 피드백들을 기반으로 보다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구성원마다의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구성원마다의 페이지 안에 키워드와 리뷰들이 정리해서 넣고, 필요할 때 꺼내 쓰거나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PX서베이의 경우는 분석이나 해석이 쉽지 않았는데요! 정량적인 수치들은 평균, 표준편차, 상관 분석등으로 분석해서 추이를 분석하고, 구성원 분들이 적어주신 코멘트나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구체화해나갔습니다.
3️⃣ 팔로업, 정의한 문제 해결하기
PX서베이와 리뷰, FGI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HR적으로 해야 할 액션들을 정리했는데요. 설문 결과 및 해당 내용을 기반으로 진행할 액션들을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공유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해당 내용은 리포트로 구성해서 경영진에게 보고하기도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필요한 액션들을 바로 추진해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 툴인 'R'이나 관련 통계 지식, 시각화 툴인 'Tableau'까지 공부하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리뷰나 서베이에서 얻은 내용은 정리하여 경영진과 리더 분들 앞에서 발표하며, 조직의 문제를 인지시키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리뷰와 서베이가 단순 시행에서 끝나고 휘발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리뷰/서베이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고민했습니다. '조직'을 하나의 제품처럼 보고 개선하고, 성장시키며 PM으로서 역할하려 노력했습니다.
사실 구성원 분들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설문 결과 공유부터 해당 내용을 토대로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고 있습니다. 구성원 분들이 조직의 어떤 포인트에서 WoW 포인트를 느끼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지를 캐치하고, 해당 부분을 일관성 있고, 반복되는 포인트(Recurring wow moment)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업무나 조직에 대한 만족도는 결국 업무 몰입과 더 큰 성과로 이어나가기 때문에 HR적으로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가 아닌 HR
이렇게 HR담당자로서 조직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 조직의 우선순위를 빠르게 파악하고, HR업무에 접근하기
빠르게 변화하는 조직의 우선순위와 비즈니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이에 맞춰 HR 업무에 접근해야 한다. 조직의 문제나 우선순위는 시시각각 바뀌기 마련인데요! 우리 조직의 문제나 우선순위에 대해 먼저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해결한다면 문제 해결이 보다 더 수월해질거라 생각하는데요! 현재 조직의 문제 우선순위가 ‘AARRR‘ 중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파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 HR담당자로서 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1) 조직에 따라, 2) 시간의 변화에 따라, 3) HR 담당자가 가진 역량이나 연차에 따라 해야 하는 업무나 기대역할은 계속 달라진다. 때문에 HR 담당자로서 계속 학습하며 생각의 깊이를 키우고, 다른 HR담당자와 교류하며 인사이트를 넓혀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같습니다. - HR업무는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일
조직이나 HR관련 문제는 혼자가 아니라 구성원이나 경영진 분들과 함께 풀어가야만 하기 때문에 구성원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HR팀의 고객은 조직의 구성원 분들이니만큼, 맥락 없는 요청이나 단순히 '해야 하니까'라는 식의 전달보다는 '왜' 해야 하는지를 소통하며 파트너로서 함께 문제를 풀어간다면 HR 업무가 더 재밌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